syeoni2 2023. 9. 27. 10:19

한 동안 너무(라는 단어를 쓰기도 민망할 정도) 글을 안썼다ㅋㅋ..
그 이유는 임용고시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
 
중간중간 기록하면 좋았겠지만
그냥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계속들었으나
미루고미루고미뤘던걸루,,
 
오늘은 D-59일
나에겐 사실 별 감흥없이 공부로 지나가는 날이지만
요즘 생각이 많아져 조금은 진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ㅎ
(일상글이 아니라 죄송스,,하지만 나 공부하는거 안물안궁이자나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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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쓰려고하니 어떤 이야기를 먼저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최근 친구들과 과거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많은 친구들은 초등학교 때로 돌아가서 비트코인을 산다고 하기도 했고, 어떤 친구는 고1로 돌아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 나는 고3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그 이유는 고3이 학창시절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야자를 하고 석식을 먹고 운동장 한 바퀴 돌고 선생님 몰래 침묵의 007빵을 하던ㅋㅋㅋㅋ... 그냥 사소하지만 내 인생 중 처음으로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시간이기에 진짜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재미있던 시기였다. 그리고 그 힘듦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소중한 시기이기도 했다. 대학교에 아쉬움이 있어서 돌아가고 싶은거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절대 아니다. 같은 대학, 지금과 같은 삶을 살게 되더라도 그냥 다시 그때 그 기분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근데 최근 이 질문 하는 것에 빠져있던 중 내가 교정받는 치과 선생님께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선생님은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라는 질문에 선생님은 고민하시더니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다고 하셨다. 그 이유는 대학교 1-2학년 때가 너무 힘드셨어서 그렇다고 하셨다. 어쩌면 단순한 이유일 수 있지만 선생님이 그만큼 치열하게 후회없이 살아 온 것 같아서, 대학교 때로 돌아가 야구를 주구장창 보고 싶다고 한 내가 부끄러웠다. (하지만 사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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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러한 생각들을 하게 되면서 최근 빠진 작가님의 글을 보게 되었다. '김나윤'이라는 작가님의 글인데 정말 많은 생각과 울림을 주는 글을 쓰시는 분이다. 
 

"노래를 크게 틀고 보드를 타며 내리막길을 내려가던 남자들 에펠탑 앞에서 키스를 나누던 연인들 재즈바에서 열정적인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던 남자 재즈바에서 드럼을 치던 남자에게 당신 연주 참 좋다고 하니 나도 내 연주를 사랑한다고 호탕하게 말하던 남자 날이 잠깐 갠 낮에 덜 마른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떨던 여자들 어느 공원의 조각상을 보며 혼자 스케치를 하던 여자 횡단보도를 건네며 카메라로 찰나의 순간을 담던 여자 호의로 나에게 꽃을 건네주던 상인들...

나는 파리의 청춘들의 눈이 얼마나 빛나는지를 봤습니다
예쁘게 차려입고 꽃다발 한아름 안고선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던 나도, 누군가의 눈에는 청춘으로 비춰졌을까요"
 

- 출처 네이버 blog 나블리

 
저 글의 구절 중 누군가의 눈에 청춘으로 비춰진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나는 대학교를 다닐 때도 주로 1, 2교시를 듣곤 했는데 통학이 1시간 반은 걸린다보니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과 같이 지하철에 몸을 싣고 가던 일이 많았다. 몸은 힘들고 눈은 감기지만 공덕역에 내려서 6호선으로 환승 할때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나도 하나의 일원이 된 것 같은 느낌. 그 쓸려다니는 느낌을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환승역에 도착해 6호선 환승을 할 때면 나도 모르게 당당하게 걷고 뿌듯한 아침을 많은 사람들과 시작한다는 기분에 빠져 그 길 만큼은 행복하게 걸었던 것 같다. 졸린 눈을 계속 떠가며 역을 확인하다 월곡역에 내리는 나도 누군가의 눈엔 청춘이었을까?
 
또 나는 엄청난 스포츠 광이기에 야구를 비롯해 올림픽, 아시안게임을 너무 좋아한다. 요즘 아시안 게임 기간이라 의도치 않게 많은 경기를 보고 있는 데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메달을 땄을 때 예전엔 단순히 기쁘고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은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메달을 따는 것을 보면 그들이 이 순간을 위해 청춘을 바쳐 노력했겠다는 생각에 짠하기도 하다. 또 문법 선생님이 항상 인간에겐 살아가면서 3번의 기회가 온다고 말씀하시는데 어쩌면 저 선수도 열심히 준비했기에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던 것일까 등 많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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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노량진으로 등하교(?)를 하고 있는데 아침에 바쁘게 과잠을 입고 대학교를 가는 듯한 학생들이 정말 부럽다. 뭔가 푸릇하고 생기 넘치는. 그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쪼그라드는 느낌이다. 25살의 나와 26살의 나는 단순히 나이 한 살 더 먹었을 뿐이지만 그냥 뭔가 소속감이라는 것 자체가 날 그렇게 만드는 것 같았다. 나의 26살은 19살 이후 나의 인생에서 두번 째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이이지만 19살과 다르게 함께 007빵을 하고 석식을 먹고 주변에 힘듦을 같이 할 친구들도 없다. 매번 쳇바퀴 같이 똑같이 돌아가는 나의 하루.
 
이런 하루를 가진 나도 다른 사람의 눈에 청춘으로 비춰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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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민이 많고 잡생각도 많은 하루하루
하지만 이런 시간이 있어야 나에게도 금메달과 같은 결과가 오는거겠지!
 
그게 언지일지 모르겠지만 힘~내~자~아~
다음엔 도란도란 일상글로 돌아오길 약속하며
안녕!